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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보 경제지식] 시장경제는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움직인다 (1/2)편
    초보 경제지식 2018. 7. 17. 11:03

     

    명절 귀성 열차표를 구하기 어려운 이유

    과거에는 우리나라의 고유 명절인 설이나 추석 연휴가 되면 귀성 열차표를 사려고 줄을 서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었습니다. 최근에는 인터넷을 통한 예매가 가능해져 줄을 서는 사람이 전보다 많이 줄었다고는 해도 이것 역시 사이버상에서 줄을 서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인터넷 구매가 선착순으로 이루어져, 양이 한정된 표를 사려면 정해진 시각에 남보다 먼저 클릭하기 위해 새벽같이 일어나 컴퓨터를 접속해 놓고 기다려야만 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돈을 주고도 마음대로 사지 못하는 것은 명절 기차표를 사려는 수요가자 한국철도공사에서 내놓는 공급량보다 훨씬 많기 때문입니다. 명절 기차표의 공급량과 가격이 고정된 한, 차표에 대한 수요는 공급량을 초과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가격기구가 원활히 작동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의 한 예입니다. 여기서 가격기구란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면 가격 상승으로 수요가 감소하고 공급이 증가하며, 반대의 경우는 가격이 하락하여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달성함으로써 경제 안의 생산 소비분배가 조정되는 체계를 말합니다.

     

     

    가격기구가 제대로 작동되지 못하는 경우, 선착순으로 판매하기도 하고 추첨을 통해 수요자를 고르기도 합니다. 심지어 어떤 판매자는 자신이 잘 아는 사람에게만 재화를 공급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가격기구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할 때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여러 가지 불편을 감수해야만 합니다. 예를 들어 매우 낮게 정해진 가격의 짜장면을 사 먹기 위해서는 중국집 개점시간에 맞추어 긴 줄을 서거나, 추첨에서 떨어져 가고 싶은 국외여행을 몇 년 동안 못 갈 수 있습니다. 특정 상품을 미리 구매한 암표상에게 정상보다 엄청나게 높은 웃돈을 주고 사야 하는 부작용도 생길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다행히 상품 대부분이나 서비스에 대해 가격기구가 잘 작동하는 시장경제 체제에 살고 있어 이러한 걱정은 크게 하지 않아도 됩니다. 가격기구가 이러한 문제를 잘 해결해 주기 때문입니다.

     

     

    시장에서 형성되는 균형가격 수준에서 수요자는 돈을 내기만 하면 상품이나 서비스를 마음대로 소비할 수 있고 기업은 그 상품을 판매할 목적으로 생산 활동을 합니다. 이러한 균형가격은 경제 내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가격은 우선 경제주체들에 정보를 전달하는 신호의 역할을 합니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무엇을 얼마나 생산하고 구매할 것인지는 결정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가격의 높고 낮음은 소비자가 그 상품을 얼마나 원하고 있는지, 그리고 생산자가 그 상품을 생산하는 데 얼마나 큰 비용이 드는지에 대한 정보도 줍니다. 가격은 또한 경제활동의 동기를 제공하고 자원을 자율적으로 분배하는 기능을 합니다. 어떤 상품의 가격이 상승한다는 것은 그 상품을 생산하는 기업에 더 많이 생산할 동기를 부여하고 다른 사람에게 새롭게 그 상품의 생산에 참여할 유인을 제공합니다. 배추보다 뭇값이 상대적으로 상승하면 무를 더 재배하려는 동기를 갖게 하여 배추 재배 농가가 무 재배로 바꾸거나 경제활동을 하지 않던 사람이 무생산에 새롭게 참여하기도 합니다.

     

     

    남대문시장, 사이버 시장

    우리는 흔히 시장을 남대문 의류 시장이나, 노량진 수산시장 등과 같이 눈에 보이는 시장만으로 알기 쉽습니다. 그러나 시장은 그보다 훨씬 추상적이고 광범위한 개념으로 쓰입니다. 그래서 시장은 아주 다양한 형태를 취합니다. 우리 주변의 조그만 구멍가게나 포장마차를 비롯하여 주유소, 노점상도 일종의 시장입니다. 증권거래소나 법률사무소도 주식이나 법률서비스를 사고자 하는 사람과 팔고자 하는 사람이 모이는 곳이므로 시장입니다.

     

     

    생산된 상품이나 서비스뿐만 아니라 생산요소로 사용되는 천연자원, 노동과 자본도 수요와 공급의 힘으로 거래되고 있으므로 역시 시장으로 볼 수 있습니다. 각 프로야구 구단에서는 선수와 구단 사이에 연봉계약이 이루어지고 방송국에서는 연예인과의 사이에 출연계약을 맺으므로 그곳 역시 시장입니다. 예금하거나 대출을 받는 것도 각각 시장이 됩니다. 인터넷상에도 홈쇼핑 같은 여러 가지 사이버 시장이 있습니다.

     

     

    '쌀시장 개방 압력, 교육 시장 개방 대책 마련 시급, 방송시장 개방 불가피' 등과 같은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이를 보면 쌀시장은 물론이고 교육과 방송도 각각 하나의 시장이며 외국이 우리나라 자체를 한 시장으로 보기도 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종류의 시장을 종합해 보면 좀 더 포괄적으로 시장을 정의할 수 있습니다. 즉 시장은 수요와 공급에 관한 정보가 교환되고 매매가 이루어지는 매개체입니다. 전통적인 시장은 구체적인 장소에서 얼굴을 맞대는 관계에 의해 형성되어 왔으니 현대에는 외환시장과 같이 네트워크에 의해 장소를 초월하여 형성되기도 합니다. 이렇듯 시장은 매우 다양하게 존재하지만, 시장에 이해관계가 대립하는 두 개의 힘이 항상 작용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공통점을 갖고 있습니다. 상품을 판매(공급)하려는 측과 구매(수요)하려는 측의 힘이 항상 겨루면서 공급자는 더욱 비싼 가격으로, 수요자는 더욱 싼 가격으로 거래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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