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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보 경제지식] 정보는 경제활동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2/3)편
    초보 경제지식 2018. 9. 19. 13:52

     

    상품의 유형에 대한 정보

     

    중고차시장에 나온 차들은 사고경력이 있거나 고장이 잦을 것이라고 의심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그 생각이 맞기도 합니다. 중고차 시장에서 이와 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중고차시장의 가장 큰 특징은 차를 사려는 사람이 겉모양만 보고는 그 차가 정말로 좋은 것인지를 알아내기 힘들다는 데 있습니다. 즉 겉과 속이 다 좋은 차인지, 아니면 겉만 멀쩡하고 속으로는 골병 든 차인지 구분하기 힘들다는 것입니다. 물론 그 중고차를 시장에 팔려고 내놓은 사람은 그 차의 품질에 대해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이와 같이 중고차시장에는 상품의 유형에 대해 두 거래당사자 중 한쪽에만 정확한 정보가 있고 다른 쪽에는 정보가 부족한 상황입니다.

     

     

    실제로 중고차시장에서는 겉과 속이 모두 좋은 차들도 있고 겉은 멀쩡하지만 속은 형편없는 차들이 동시에 나와 있습니다. 겉과 속이 모두 좋은 차를 '참살구', 그리고 겉만 좋고 속은 형편없는 차를 '개살구'라고 부르기로 합시다. 만약 차를 사는 사람이 참살구인지 개살구인지 분명하게 알 수만 있다면 당연히 참살구에 대해 더 높은 가격을 지급하려고 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 개살구에 대해서는 300만 원, 참살구인 경우에는 500만 원까지 낼 용의가 있을 것입니다.

     

     

    한편 중고차를 팔려고 내놓은 사람은 본인의 차가 참살구인지 개살구인지 분명히 알고 있습니다. 참살구를 내놓은 사람은 최소한 450만 원을 받아야 하겠다고 생각하고 개살구를 내놓은 사람은 250만 원만 받을 수 있으면 기꺼이 팔겠다고 팔려고 한다고 합시다. 만약 중고차시장에서 정보가 완전하여 두 가지 유형의 차가 확연하게 구별된다면 중고차의 가격은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될 것입니다. 이 경우 참살구는 450만 원에서 500만 원 사이에서, 개살구는 250만 원에서 300만 원 사이에서 거래될 것입니다.

     

     

    그러나 중고차를 사러 나온 사람은 두 유형의 차가 섞여 있다는 사실만 알 뿐 겉모습만 보고 그 차가 어느 쪽인지 가려내지 못합니다. 어떤 차를 놓고 흥정을 벌일 때, 확률이 반반이라는 생각에서 500만 원과 300만 원의 평균에 해당하는 400만 원을 내겠다고 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참살구인 차를 내놓은 사람은 가격이 마음에 들지 안아 차를 팔려 하지 않을 것입니다. 반면에 개살구를 내놓은 사람은 주저 없이 그 차를 넘겨줄 것이 분명합니다.

     

     

    이런 일이 거듭되다 보니 결국 참살구는 중고차시장에서 자취를 감추고 개살구만 득실거리는 결과가 나타납니다. 그렇게 때문에 중고차시장에서 산 차가 알고 보니 형편없는 것이었다고 한탄하는 사람이 많이 생겨나는 것입니다. 이렇게 외양만으로는 상품의 내용을 판단하기 힘든 상황에서 겉만 번지르르한 개살구가 판치는 시장을 개살구시장이라고 부릅니다. 여기서 개살구시장이란 거래 상품에 대한 유형을 거래 당사자중 한쪽만 알고 있어 겉보기에 그럴듯한 상품들이 주로 개래되는 시장을 말합니다.

     

     

    개살구시장에서는 결국 바람직하지 않은 상대를 만나 거래할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중고차를 사려는 사람의 입장에서 볼 때 바람직한 거래 상대 중고차시장뿐 아니라 판매자와 구매자의 정보가 비대칭적인 시장이면 어디에서나 이와 같은 개살구시장의 특성이 나타나게 됩니다. 이렇게 바람직하지 않은 상대를 만나 거래할 가능성이 높은 현상을 가리고 역선택(adverse selection)이라고 합니다.

     

     

    시장에서 상품의 유형에 대한 정보가 불완전하여 역선택 현상이 일어나는 경우 구매자와 판매자간의 거래는 위축되기 마련입니다. 참살구를 팔고자 하는 사람은 팔아봤자 손해가 나기 때문에 판매를 포기할 것이고 사고자 했던 사람들은 혹시 가격에 비해 품질이 낮은 물건을 잘못 살까봐 구매를 꺼리게 됩니다. 시장을 통한 거래가 사회 전체의 이익을 증가시킨다는 관점에서 보았을 때 역선택 현상으로 인한 거래 위축은 사회 전체적인 이익을 감소시킨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을 없애기 위한 해결책으로는 우선 정보를 가진 쪽에서 자신의 정보를 적극적으로 알리는 방법이 있습니다. 자신의 중고차가 참살구라는 일종의 신호를 정보가 없는 쪽을 향해 보내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정보가 있는 쪽에서 '내가 판매한 중고차가 향후 몇 달 안에 고장이 날 경우 무상수리를 한다.'는 보증서를 발행할 경우 이것은 물건의 품질이 좋다는 정보를 상대방에게 강력하게 알리는 것입니다.

     

     

    실제로는 품질이 좋지 않으면서 보증서를 남발할 경우에는 몇 달 동안에 수리비가 많이 들 위험이 있기 때문에 이를 함부로 발행할 수는 없습니다. 이처럼 정보가 없는 쪽에서는 이러한 보증서를 통해 상품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것입니다.

     


    또 다른 해결방안으로 정부에서 강제로 거래하도록 만드는 경우가 있습니다. 국민건강보험이나 자동차책임보험의 경우와 같이 강제로 의무가입을 규정하는 경우가 그러한 예입니다. 참살구인 건강한 사람과 개살구인 허약한 사람에 대한 정보가 보험회사에는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국민 전체의 평균적인 의료비를 기준으로 해서 보험료를 산정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자신의 건강상태를 잘 알고 있는 건강한 사람은 보험 가입을 꺼릴 것이고 허약한 사람만 가입을 하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당연히 보험회사의 의료비 지급에 비해 보험료 수입이 턱없이 부족할 것이고 더 이상 보험회사를 운영하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즉 건강보험이라는 시장이 점점 작아지고 결국 없어질 수도 있는 것입니다.

     


    이럴 때 정부가 국민건강보험이라는 이름으로 모든 국민의 가입을 의무화 한다면 건강한 사람이 허약한 사람에 비해 손해를 본다는 부작용이 있기는 하지만 건강보험시장을 유지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정부가 이러한 강제행위를 하는 이유는 건강보험시장 자체가 없어지는 것보다는 다소 불완전한 형태로라도 유지되는 것이 사회 전체적으로 바람직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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