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경제지식] 경쟁은 시장형태를 구분짓는 잣대 (1/2)편

 

경쟁에 따른 시장 구분

 

앞에서 완전경쟁시장을 알아보았습니다만, 시장은 경쟁 정도에 따라 보통 경쟁시장, 과점시장, 독점시장으로 구분합니다. 이를 공급자 수를 기준으로 보면 각각 경쟁시장에는 공급자 수가 다수, 독점시장에는 하나, 과점시장에는 소수입니다. 수요독점의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 상품의 경우 수요자 수는 매우 많기 때문에 보통 공급자 수를 기준으로 하여 시장을 구분합니다. 수많은 공급자가 있는 주식시장은 경쟁시장이며, KT&G(구한국담배인삼공사)처럼 한 개의 기업이 국산 담배라는 한 상품의 전부를 생산하는 경우는 독점시장입니다. 자동차시장처럼 몇개의 기업이 상품을 생산하는 시장은 과점시장이라고 합니다.

 

 

발렌타인데이의 꽃 가격

 

매해 발렌타인데이가 다가오면 연인들 못지않게 즐거움에 들뜨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다름 아닌 꽃가게 주인과 초콜릿 가게 주인들이죠. 그런데, 흥미로운 사실은 이날 장미꽃 값은 크게 뛰는 데 반해 초콜릿의 가격 상승은 미미하다는 것입니다. 그 원인은 장미꽃과 초콜릿이라는 상품이 공급의 가격탄력성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는 데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초콜릿과 같은 공산품은 가격이 상승하는 경우 큰 폭으로 공급량이 증가할 수 있습니다. 즉, 초콜릿의 공급은 탄력적이며, 이와는 대조적으로, 장미꽃의 공급량은 아무리 가격이 많이 오른다고 하여도 단기에 제한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즉, 장미꽃의 공급은 비탄력적입니다. 따라서 두 상품의 수요가 엇비슷하게 증가하여도 초콜릿 가격보다 꽃값이 훨씬 크게 오르는 것입니다.

 

 

사치세는 누가 부담하는가?

 

1990년 미국 의회는 요트, 자가용 비행기, 모피, 보석, 고급승용차 둥에 대해 부과하는 사치세를 채택하였습니다. 이 세금의 목적은 부담능력이 가장 높은 사람들에게서 세금을 징수하자는데 있었습니다. 앞에 열거한 사치품은 부자들만이 살 수 있으므로 이들 품목에 대한 과세는 부유층에 대해 과세하는 논리적인 방안으로 생각되었습니다.

 

 

그러나 수요 공급의 원리가 작동하여 나타난 결과는 의회의 의도와는 판이한 것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요트 시장을 생각해보죠. 요트에 대한 수요는 매우 탄력적입니다. 백만장자들은 요트를 사는 대신 그 돈으로 더 큰 집을 사거나 유럽 여행을 하거나 자손들에게 더 많은 유산을 남겨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요트의 공급은 비탄력적입니다. 요트 공장을 다른 재화의 생산 공장으로 쉽게 변환할 수도 없고 요트 공장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이 시장여건의 변화에 대응하여 직업을 바꾼다는 것도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러면 조세의 귀착은 분명하게 예측할 수 있습니다. 수요가 탄력적이고 공급이 비탄력적이라면 세금부담은 주로 공급자에게 귀착된다. 즉 요트에 대한 세금은 주로 요트 제조업체와 그 근로자들이 부담하여 실제로는 세금만큼 요트 판매로 얻는 수입이 줄어드는 결과를 빚었습니다. 그러나 요트 제조업 근로자들은 부자가 아닙니다. 따라서 사치품에 대한 세금 부담이 부자들보다 오히려 중산층에게 전가된 것입니다.

 

 

사치세가 시행된 이후 이 세금의 귀착에 대한 가정이 옳지 못했다는 사실이 분명해졌습니다. 사치품 공급업체들은 의회 의원들에게 자신들이 겪고 있는 경제적 어려움을 이해시켰고 그 결과 의회는 1993년 대부분의 사치세를 폐지하였습니다.

 

 

시장은 또한 진입장벽에 의해 구분하기도 합니다. 진입장벽이란 특정상품 시장에 새로운 공급자가 참여하는 데 방해가 있는 것을 말합니다. 경쟁시장에서는 언제든 참여할 의사와 생산요소를 갖추고 있으면 아무런 제한 없이 진입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독점시장에서는 독점기업의 전략에 의해서건 제도에 의해서건 진입장벽이 존재하여 새로운 기업의 진입 기회가 전혀 없으며, 과점시장에서는 두 시장 중간 정도의 높은 진입장벽이 존재합니다. 여기서 진입장벽이란 특정 상품시장에 새로운 공급자가 참여하는 데 방해가 되는 요인을 말합니다.

 

 

다음으로 개별 기업이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능력으로도 구분할 수 있습니다. 경쟁시장에서는 개별 기업이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없고 시장에서 형성된 가격을 그대로 받아들입니다. 만약 시장가격보다 가격을 높이면 상품이 팔리지 않고 가격을 낮추면 이윤이 줄어들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독점기업은 가격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합니다. 이윤을 최대로 하기 위한 생산량을 결정하고 그 생산량에서 받을 수 있는 가장 높은 가격으로  판매합니다. 이렇게 가격을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는 이유는 경쟁기업이 없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