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경제지식] 주식투자의 귀재 필립 피셔에게 배우는 가치 투자

불운한 시대가 천재를 만든다고 하지요. 주식투자 이론도 마찬가지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가 벤저민 그레이엄보다 1907년생으로 열세 살이 적은 필립 피셔(Philip A. Fisher, 1907~2004) 역시 대공황의 시련을 겪으며 자신의 투자 이론을 정립했으니까요.

기업의 성장 잠재력에 투자하라.
필립 피셔의 투자이론은 벤저민 그레이엄과는 다릅니다. 필립 피셔는 성장잠재력이 뛰어난 기업이라면 장부가치보다 훨씬 높은 가격에 거래된다 해도 오히려 더 높은 투자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고 주장했으니까요. 벤저민 그레이엄이 가치 투자 이론의 원조라고 한다면, 필립 피셔는 성장주 투자 이론을 월스트리트의 처음으로 소개한 개척자라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필립 피셔의 투자 철학을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주가가 아닌 기업을 보고 투자하라는 것인데요, 성장주 투자에 대한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도록 하죠. 아주 탁월한 최고경영진이 이끌어 가는 위 대한 기업에 투자해. 그 기업이 계속 성장하면서 더욱 훌륭한 기업이 될 때까지 몇 년, 혹은 몇 십년 동안 보유하는 게 투자성공의 열쇠라고 생각합니다. 기업이 성장을 이어가면 잠재적인 가치도 더욱 높아질 것이고, 주식시장은 반드시 이를 반영하게 될 테니까요.

 

 

필립 피셔는 이전까지 월스트리트에서는 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것을 PER이라고 정의했습니다. 이렇게 계산한 PER이 얼마나 높은 가에 따라, 해당 기업의 주가가 상대적으로 싼지 혹은 비싼지 판단한 것이죠. 그러나 필립 피셔는 주당순이익의 PER을 곱한 것이 주가라고 보았습니다. 필립피셔에게는 PER이 아니라 주가가 종속변수였던 것이죠. 따라서 PER이 높다고 해서 그 주식이 비싸다거나, PER이 낮다고 해서 그 주식이 싸다거나 하는 판단은 기본적으로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습니다. 예, 그렇습니다. 기술적 분석이 주가의 움직임을 가장 중요한 투자 포인트로 삼고, 계량적 분석이 자산의 가치나 주당 순이익 같은 수치화한 기업 가치를 중시한 것과는 달리 저는 궁극적으로 증권가가 재평가하게 될 기업의 질적인 가치를 투자의 최우선요소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투자 대상 최고 경영자에 항상 이렇게 질문했습니다. 경쟁업체에서는 아직 하지 않고 있지만 당신 회사에서는 하고 있는게 무엇입니까?

 

 

철저한 사전 조사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필립 피셔가 투자 대상 기업을 찾는 방법은 한치의 빈틈도 보이지 않고 정확하게 범인을 찾아내듯, 투자 대상기업을 찾아냅니다. 광범위한 사실 수집과 자료 분석, 이 철저한 현장 조사를 거쳐 투자 대상기업을 선정합니다. 그리고 최고 경영진의 과거 실적을 살펴보고 향후 경영전략에 대해 자세히 질문합니다. 마지막으로는 이렇게 조사한 기업 내용과 최고 경영진의 답변을 종합하는 논리적인 추론을 거쳐 지금의 주가가 합리적인 수준인지, 또 지금과 같은 실적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인지 철저히 따져봅니다.

'박리다매' 식 투자는 금물
필립 피셔는 다수의 보통 기업에 투자하는 것보다 뛰어난 기업체 몇 개를 찾아내 집중적으로 투자해왔습니다. 그래서 필립 피셔의 포트폴리오에는 통상 10개 내외의 종목만 편입되어 있고, 그 중 3개에서 4개 종목에 전체 투자자금의 75% 이상이 집중되어 있습니다. 투자를 하려면 다른 투자자들이 그 회사의 성장 잠재력을 인식하기 이전에 투자해야 합니다. 그래서 증권회사에 애널리스트들이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을 때, 오히려 이 주식을 사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주식시장이 일시적으로 급락하거나, 어떤 기업의 실적이 1분기에서 2분기정도 갑자기 악화됐을 때도 매수할 기회라고 보았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의견에 동의 하는지의 여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자신의 기준에 맞게 철저히 조사한 후 투자를 했는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그리고 그가 주식을 팔 때는, 투자한 회사가 더 이상 자신의 기준에 맞지 않을 때와, 또 자신이 내렸던 최초의 판단이 틀렸다는 사실을 발견했을 때, 두 가지 경우만 없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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